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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여거사(八餘居士) 선비정신 - 겸허한 자세
 섬기는 종과 경영자로서 무한책임 풀타임 사역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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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2013-12-31 오후 4:46:58  수정:2013-12-31 오후 4:46:58
 



지난 20세기, 한국교회에 새바람을 몰고 온 한국독립교회선교단체연합회가 혼란기와 자정기를 거쳐 안정기에 접어들었다. 내부적인 정화작업을 마치고 독립교회로서 한국교회와 세계교회를 위한 역할을 고민하고 사업에 박차를 가할 시점에 연합회장 신상우 목사를 만나 진솔한 대화를 나눴다. 지도자가 가져야 할 기본자세와 한독선연이 추구하는 목회자상, 그리고 독립교회만의 사업방향을 통해 새로워진 한독선연을 만나보자. <편집자주>

대담일시  | 2013년 12월 18일
장      소  | 한독선연 사무실
대      담  | 지미숙 국장
정      리  | 임경래 기자



한독선연 신임 연합회장으로서 어떤 마음가짐으로 임할 것인가

카이캄이 어떤 자세로 어떤 방향으로 갈 것인가는 임원들이 어떤 사람이고 어떤 자세를 가지고 있는지가 가장 중요하다. 지도자는 섬기는 종과 경영자라는 마인드를 함께 가져야 한다. 또 조직 안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에 대해 책임을 질 수 있어야 한다. 부정이 발생한 후에 몰랐다고 면피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는 말이다. 영성이 있다면 분별력과 통찰력이 있기 마련인데 부정을 방치하고 알아보지 못한 것만으로도 문제가 있는 것이다. 그러면서 성령의 사람이라거나 영성을 이야기하면 안된다. 목사들이 좋은 말씀을 하는데 익숙해서 자기가 마치 좋은 사람인 듯 착각하는 오류에 빠지기 쉽다. 지도자는 상좌에 앉은 선생이 아니라 섬기는 자리에 내려앉은 서포트 정신을 가져야 한다. 임원과 회장단들부터 개교회와 단체에서 군림하고 명령하는 자리에 오르지 말자. 동등한 자리에서 회원들의 자긍심을 높여주고 목회에 열심을 다하고 섬기는 직분이 정당한 자리라는 원칙으로 모든 프로그램을 진행하겠다. 나는 기독교정신을 이야기할 때 가장 우리답게 이해할 수 있고 어색하지 않게 받아들일 수 있는 것이 선비정신이라고 생각한다. 선비정신이 마지막엔 허상과 위선이 돼버렸지만 이조 500년을 끌고 온 것은 선비정신이다. 우리는 명분과 원칙을 이야기할 수 있어야 한다. 꼿꼿한 지조와 기개, 지위에 따른 책임의식을 느끼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선비들은 청빈검약을 실천하여, 누릴 수 있음에도 검소하게 생활하는 훌륭한 본을 보여줬다. 또 극기복례를 통해 자기 욕심을 극복하고 염치를 알아 우리 목회자들에게 좋은 귀감이 된다. 그 후손인 우리 혈맥에도 선비정신이 흐르고 있다. 이것이 기독교 정신과 일맥상통하는 면이 분명히 있다.

선비정신을 한독선연과 연관시켜 말씀해주신다면.

선비정신은 공격적이지 않고 자연친화적이다. 사람들과 함께 민중의 수준으로 내려앉아서 같이하는 사람들. 이것이 우리 기독교인과 목회자들의 자세여야 한다. 선비들이 지켰던 자리. 한 마음으로 충성하다가 임금이 사약을 내리면 받고, ‘죽으면 죽으리라’ 하는 정신이 있는 목회자들을 양성해야 한다. 주님이 가라 하시는 곳에 가고, 사명을 위해 목숨을 걸 수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우리 한독선연이 잡동사니들이 모인 곳이 아니라 십자가 예수를 바라보는 사람들이 모인 곳이어야 한다. 더 나아가 십자가에서 피 흘리신 예수가 나를 항상 바라보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매일 점검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 남을 비난하기에 앞서 우리의 자세는 어떤지 들여다보고 회개하면서 단독목회 독립교회로서 처음 은혜 받은 자리, 예수님을 만났던 그 자리를 계속 유지하자는 거다. 정치적인 싸움이나 놀음에 관계없이 자신의 일에 최선을 다해서 복음전도하고 선교와 목회에 헌신하겠다는 사람들이 모인 자리가 한독선연이라고 생각한다.


한독선연 초대 총무를 역임하시고 이번에 연합회장을 맡기까지 오랫동안 외국에서 목회를 하셨던 것으로 안다

십수년 전 한국에서 좋은 자리에 앉아있던 시절, 상대방의 아픔을 대하고도 위로의 말만 그럴듯하게 할 뿐 마음은 움직이지 않는 내 모습에 고민을 거듭하다가 외국으로 탈출하듯 스스로 쫓겨갔다. 미국 어디인지도 모르게 깊이 찾아들어간 곳, 몬타나주 미군부대 앞에 개척교회를 세우고 목회를 시작했다. 온누리교회 하용조 목사가 노후는 어떻게 할 거냐고 나를 뜯어말렸지만 정말 내가 은혜 받았던 자리, 목사안수 받으며 눈물 흘리며 감격했던 자리로 돌아가고 싶었던 마음이 그만큼 컸다. 아는 사람 아무도 없는 그곳에서 외롭지만 밤마다 주님을 절실하게 찾았다. 영하 36도까지 떨어지는 곳에서 최소한의 난방으로 점퍼를 껴입고 살고, 배고파서 쌀 떨어질까 걱정하며 살았던 시절이지만 그 어느 때보다 스스로 목회자라는 자부심을 가장 강하게 느꼈던 시간이었다. 집을 24시간 오픈해놓고 누구나 환영했다. 매 맞고 온 사람, 싸우고 온 사람, 도망쳐 온 사람 등 다양한 사람들이 밤낮을 가리지 않고 새벽까지 찾아들었다. 따뜻한 밥을 해먹이고 설거지는 항상 내가 했다. 처음엔 목사님이 이런 일을 해도 되느냐며 극구 말리던 이들도 나중엔 내 섬김을 받아들이고 인정하더라. 항상 책을 비치해서 읽히고 존경으로 대우하자 섬김을 받는다는 것을 그들이 느끼게 되니 사람들이 변화되어갔다. 2011년에 은퇴하고 한국으로 돌아왔지만 아직도 그들이 그립고 잊혀지질 않는다. 참 어렵게 살았지만 스스로 목회자라는 자부심이 많았던 시절이었다. 한독선연 본부가 그런 섬김의 자리가 되길 원한다. 실천적인 섬김을 보여주고 감동을 주는 본부가 되겠다.

한독선연이 목사고시에 도입한 인성검사, 심리검사가 신선한 충격으로 파급되고 있다

예전부터 무인가 신학교의 부패상은 말도 못했다. 성격파탄자, 분노조절장애자들이 목회자가 되어서 사회적 문제를 발생시켰다. 때문에 잘못을 바로잡고 바른 교육을 통해 목회자를 배출해야 한다는 요청도 많았다. 사실 외국에서는 목회지망생들을 대상으로 철저한 검사를 거친 후에도 학기 내내 면담을 하고 관찰하여 부적격자들을 걸러낸다. 이것이 제도화돼있다. 하지만 한국교회는 모든 것이 인맥으로 얽혀 있어서 불가능했던 부분이었다. 교단만 보더라도 조상의 후손들이 사돈과 팔촌으로 다 연결돼 있어서 인성검사나 심리검사를 통해 목회자 적합성 여부를 따졌다가는 서로 원수가 되는 상황이 초래될까봐 적용하지 못했던 것이다. 우리 한독선연은 그런 인맥도 없고 눈치 볼 사람도 없다. 그래서 욕먹을 각오를 하고 과감하게 도입한 거다. 아울러 검사 결과를 토대로 한 사람당 40~50분 동안 집중면접을 실시한다. 탈락자들에게는 이유를 설명한 뒤 치료과정을 안내하고 다시 응시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준다. 사실 목사안수를 시행하면서 우리도 놀라고 있다. 목사고시 응시자들을 탈락시키면 기분 나빠서 다시 안 올 줄 알았는데 그들이 치료과정을 밟은 후 다시 찾아와 눈물을 흘리며 고맙다고 인사를 한다. ‘그때 탈락시켜줘서 고맙다. 탈락되지 않았다면 내 잘못된 점을 고치지 못했을 것이다’라면서 말이다. 그래서 회를 거듭할수록 우리의 목사고시 과정에 자신감과 확신이 더해지고 있다. 목회자가 존경받는 자리로 돌아가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소한의 노력을 하자는 생각으로 매년 업그레이드시키고 있다.


한독선연이 새로운 회기부터 교계 연합사업에 참여한다고 밝혔는데

지난 2년 동안 내부를 정돈하고 보니 한독선연 내 5000여 명의 목회자들에게 한국교회를 위해 섬길 수 있는 새로운 방향을 제시해야 할 필요를 느낀 것이다. 한독선연이 변방에만 있을 것이 아니라 사회와 교회를 향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에 적극 참여하겠다는 뜻이다. 지난 30년 동안 교계 선교단체에 참여하다보니 세상의 관점에서 비상식적이고 비논리적인 일들을 너무 많이 봐왔다. 때문에 연합사업을 할 때에도 교단과 일한다는 개념이 아니라 특정 프로그램이나 공동 이슈가 있을 때 참여할 수 있다는 말이다. 하지만 교단 정치에 들러리나 서는 모양새가 된다면 연합사업보다는 순수하게 독립교회들만이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나설 것이다.

한독선연이 새롭게 추진할 목회자 복지와 연금제도에 교계의 관심이 크다

우리 한독선연 목회자가 5000여 명이고, 교회가 3000개에 이른다. 하지만 이중 80%는 회비조차 내기 버거운 미자립교회들이다. 우리가 아프리카나 필리핀 사람들도 도와야 하지만 가족을 돌보지 않는 사람의 경건은 헛것이라는 말씀에 주목해서 우리 회원들을 먼저 챙겨야 한다는 것이 기본 입장이다. 그래서 목회자 복지와 연금제도를 생각하게 됐다. 가장 먼저 시작된 것이 의료복지다. 지난해 세브란스 건강증진센터와 협약을 맺고 목회자와 가족들에게 할인혜택을 준 것이다. 여기서 더 발전해 전국 대학병원급 의료기관들과 협약이 추진되고 있으며, 건강검진을 넘어 치료비까지도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발전시키고 있다. 연금제도도 밑그림이 거의 다 그려지고 있다. 가장 한독선연답게 깨끗하고 객관적인 방법을 강구하고 있다. 기독 경영인들이 도네이션으로 참여하고 운영과 감독의 책임을 한독선연이 진다. 6개월 동안 한국교회 연금제도를 모두 검토하고 연구했다. 문제의 핵심은 돈이 모인 곳에 부패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 한독선연은 직접 돈을 만지지 않고 전문 기관에 의뢰해 철저하게 제3자에 의해 운영되도록 할 방침이다. 이것만큼은 차츰 개선해나갈 것이 아니라 더 이상 손댈 필요 없이 완벽히 준비해서 시작하고 싶다. 한국교회에 좋은 영향력과 파급효과가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

마지막으로 한 말씀 부탁드린다

정비작업이 2년 걸리다보니 임원들과 직원들이 서로 격려하지 않으면 지겹고 지치기 십상이다. 지금은 주님 앞에 서게 될 날에 어떤 평가를 들을지 긴장감을 가지고 가야 할 때다. 5000명이 넘는 목회자들을 케어해야 한다고 생각하면 풀타임 사역자가 되어야 한다. 회장은 책임만 지고 실무자가 마음대로 한다면 한독선연은 또 썩어질 수밖에 없다. 본부에 상주하며 모든 일을 책임 감독하고 지휘하는 실무적인 리더십을 실천하겠다. 무엇보다도 말과 행동이 일치하는 사람, 섬기는 자세로 나아가겠다. 이것만은 변하지 않을 것이라 약속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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